 |
 |
 |
 |
 |
 |
 |
 |
|||||
|
||||||||||||
 |
 |
 |
 |
 |
||
 |
||||||
|
||||
|
||||
|
김영호의 한 컷 제 7탄 (저자가 저자에게 묻다, 제34탄) ‘중국사람 이야기’ 김기동 작가 2019. 7. 23 은행에서 20여년간 무역업무를 담당하다가 중국으로 생활용품을 수출하는 사업을 전개했지만 실패한 특이한 이력을 지닌 김기동 중국 산동여행대학교 교수 (57세)를 통해 철저한 현실주의자인 중국사람과 만나고 거래하는 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논어》 《사기》 《증광현문》 등의 고전과 함께 생생한 본인 사례를 들어 분석해줌으로서 중국사람에 대한 입체적 해석을 가능케 해 주었다. 1. 책을 통해 보면 중국에서는 누구나 상대를 속인다고 나옵니다. 중국 사람들의 습성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이런 습성이 생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국 사람은 원래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사합원 구조의 건물 안에서 소규모 조직(가족, 친척, 이웃) 구성원과 공동생활체 방식으로 살아가는 데 익숙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속한 공동생활체에 속한 사람은 ‘자기사람(自己人)’으로, 공동생활체에 속하지 않은 외부 사람은 ‘기타사람(外人)’으로 구분합니다. 2. 그래서 중국 건물 대부분이 가운데에 네모난 모양의 공간(사합원 공간)을 만들고 그 네모 공간을 집채가 둘러싼 형태를 취하는 가 봅니다? 네, 그렇습니다. 중국 사람은 역사적으로 많은 전쟁을 치르며 개인과 가족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발생했고, 또 그런 상황에서 국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경험을 자주 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개인이 속한 조직(가족, 친척, 이웃) 스스로가 외부의 적을 방어하는 방법의 하나로 사면이 담장으로 둘러싸인 사합원 구조의 집채를 만들어 자신들의 안전을 지킵니다. 3. 이런 공동생활체 생활습관이 상대를 속이는 것과는 관계가 있을까요? 중국인에게 ‘기타사람’은 '기타'라는 단어 의미 그대로 나와 전혀 관계가 없는 기타사람이기 때문에 관심도 없고 서로 정상적인 인간관계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타사람’은 언제든 나를 속일 수 있는 사람이고, 나도 언제든 ‘기타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4. 그렇다면 중국 사람들은 형제끼리도 믿지 못하는지요? 그리고 중국 사람은 두세 번 만나면 친구라고 부르고, 친한 사람끼리는 형제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한국에서는 서로 깊이 신뢰하는 사이일 경우 나이가 비슷하면 친구로 부르고, 나이 차이가 있으면 형제(형, 동생)라고 부르죠. 중국에서는 나이 차이와 관계없이 자신과 알고 지내는 사람은 친구로 부르고, 서로 깊은 신뢰가 쌓인 사람은 형제라고 부릅니다. ‘꽌시’관계를 의미하는 ‘형제’라는 단어는 한국의 ‘의형제’라는 단어와 같은 의미를 가지는데, 중국 사람은 서로 공동 생활운명체 관계일 경우 서로를 친구가 아니라, 형제(兄弟，시웅띠)라고 부릅니다. 5. 그렇다면 중국인이 인정하는 진정한 ‘꽌시‘는 상대방과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지요? 한국 사람의 ‘인맥’이 사람들 간의 ‘연결망’이라면 중국 사람의 ‘꽌시’는 ‘공동생활 집단’입니다. 중국에서 진정한 ‘꽌시’란 서로를 내 가족처럼 생각하는 관계죠. 서로의 가족을 책임져주는 꽌시를 중국어로 ‘마른 형제’ 꽌시라고 합니다. 즉 피가 섞이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피가 섞인 형제처럼 생각한다는 의미죠. 그러니까 한국 사람이 주위 사람 누군가를 친 형제, 누이 자매와 같이 생각한다면, 서로의 관계가 중국식 ‘꽌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중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하오’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요? 중국어 ‘하오’는 한국어로 ‘좋다’라고 번역합니다. 하지만 ‘하오’의 정확한 의미는 ‘당신이 그러든지 말든지’에 가깝습니다. 즉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니 당신이 그런 말을 하든 말든, 그런 행동을 하든 말든 내 알 바가 아니다’라는 뜻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중국 사람은 자신과 ‘꽌시’가 없는 주변 사람에게는 철저하게 무관심합니다. 그래서 자신과 ‘꽌시’ 관계가 아닌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든 저렇게 생각하든, 이렇게 행동하든 저렇게 행동하든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7.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흥정과 중국 사람이 생각하는 흥정의 의미는 어떻게 다른가요? 세상사람 누구나 물건을 살 때 저렴한 가격에 사고 싶어 하죠. 한국에서는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가게 주인과 흥정하는 일을 두고 '가격을 깎는다'고 하는데, 이는 사과 껍질을 깎듯 물건 가격을 살짝 깎아내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가게 주인과 흥정하는 일을 '따저(打折)'라고 합니다. '따저'에서 '따(打)'는 '치다'라는 의미이고 '저(折)는 '부러뜨린다'는 의미죠. 그러니까 흥정하면서 물건 가격을 강하게 쳐서 부러뜨리는 것입니다. '가격을 깎는다'는 한국말과 '가격을 세게 쳐서 부러뜨린다'는 중국말에서, 중국에서 장사나 사업을 하는 사람은 물건을 팔 때, 고객이 최소한 반은 깎을 거라 예상하고, 최초 가격을 산정한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가격을 깎지 않으면 당연히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죠. 8. 최근 중국은 거의 모든 유통이 디지털화 되고, 핀테크로 이뤄지고 있어서 앞으로 중국에서는 흥정을 할 수 없게 될 것인지요? 중국에서 물건을 사고팔 때 흥정은 기본입니다. 그래서 중국 인터넷 상품 판매 플랫폼에는 판매자와 소비자가 물건 값을 흥정할 수 있는 기능이 구현돼 있습니다. 중국에서 유명한 핀테크 인터넷 상품 판매 플랫폼은 ‘타오바오’와 ‘징동’인데요, 두 플랫폼 모두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판매자와 1:1로 상담할 수 있는 대화 메뉴가 있습니다. 소비자는 대화 메뉴를 통해 판매자와 상품가격을 흥정할 수 있고, 판매자는 플랫폼 상품 가격 메뉴를 통해 상담 소비자에게만 차별화된 가격을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9. 중국에서도 장사꾼과 사업가를 구별해서 대우를 하는지요? 그들은 양자를 어떻게 구별하는 지요? 한국에서 ‘장사’는 이익을 얻으려고 물건을 사서 파는 일, ‘사업’은 어떤 일을 일정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경영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장사, 사업을 하는 사람을 ‘성이런(生意人)’이라고 하죠. ‘성이(生意)’란 이윤을 얻을 목적으로 하는 생산, 유통, 판매, 무역 활동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도 매출 규모에 따라 매매인(买卖人), 장사꾼(生意人), 기업가(企业家)로 구분해 부르는데, 모두 돈을 버는 일이기에 매출 규모에 따른 분류일 뿐, 한국처럼 경영 방법이나 방식에 따른 분류는 아닙니다.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