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의식주 생활에서 가장 먼저 프리미엄 마켓이 형성되는 분야가 바로 식품분야입니다. 집과 의복 선택은 가장 기본적인 역할에 치중한다면 나와 내 가족이 먹는 식탁 위 안전에 관해서는 좀 더 철저하게 점검하고 조금 비싸더라도 고품질, 고위생 상품을 선택하려는 주부들이 점점 늘어가는 트렌드는 대세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프리미엄 푸드마켓(premium food market)이 열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중에서 ‘SSG 푸드마켓’은 신세계백화점이 야심차게 만든 새로운 업태입니다. 우리나라에 '프레미엄 푸드마켓'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의 SSG푸드마켓의 런칭은 패션 등 다른 유통분야에 비해 뒤쳐져 있었던 식품유통분야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진일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뉴욕의 첼시마켓과 홀푸즈마켓을 조금 더 고급스러운 버젼으로 섞어놓은 모양세입니다.

‘SSG 푸드마켓’ 1호점인 서울 청담동이라는 지역 수요를 반영해 고급 식재료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기 힘든 수입 식재료들을 두루 갖춘 매장,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해서 기존의 식품매장과는 다른 전략이 보입니다. SSG 푸드마켓을 찾은 고객들은 '청담동 며느리'의 이미지를 찾으려는 지도 모릅니다. 이곳에서 쇼핑을 하면서 과거 유학시절에 먹던 음식들의 재료를 다시 한국에서 만나게 되는 느낌을 받는지도 모릅니다. 곳곳에 수입 식재료들이 배치되어 있어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식품뿐만 아니라 전 상품군에 걸쳐서 특정고객층만을 위한 전문관 형태의 판매방식이 점점 자리를 잡으리라 저는 예측합니다.

우리나라에 프리미엄 푸드마켓의 선두주자, 'SSG 푸드마켓'이 있다면 홍콩에는 1996년부터 비슷한 업태가 선을 보였습니다. 이름하여 '홍콩 시티슈퍼'. 홍콩을 방문한 우리나라 방문객들의 대부분이 들렀던 슈퍼마켓형 백화점입니다.

시티슈퍼는 1996년 홍콩 타임스퀘어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그 당시 이미 대형마트를 비롯해 여러 종류 슈퍼마켓들이 홍콩 유통시장에 진출이 완료된 상태였죠.

홍콩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질수록 더 나은 식품을 찾으리라고 선견지명을 한 시티슈퍼 회장이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색다른 컨셉의 슈퍼마켓을 개장하게 됩니다.

유기농 먹을거리를 비롯해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선물코너 등 다양한 제품을 고객에게 제시하는 프리미엄 식품이 차별화된 일류백화점이라고 보는 편이 쉽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슈퍼마켓 또는 대형마트 쇼핑이 철저히 `효율` 위주였다면, 시티슈퍼는 '슬로쇼핑(slow shopping)'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전세계 각국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상품만을 엄선해서 진열, 판매하는 식품관에 발을 들여 놓은 고객들은 이 상품이 어떤 상품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요리를 해야 맛이 있는지를 생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새로 나온 상품에 관한 시연을 해 주는 직원이 있지만 말이죠.

비단 먹을거리에만 국한되지 않고, 음악ㆍ책ㆍ의류ㆍ액세서리를 비롯해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Life Style)' 변화를 이끌어 올 수 있도록 매장을 설계되었다는 점이 홍콩의 핫플레이스(hot place)로 자리매김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칭찬해 주고 싶은 점은 프리미엄격 푸드코트(food court)입니다. 대부분 프리미엄화한 최상급(gourmet) 음식으로 고급식당에서 먹는 양질의 음식을 만나볼 수 있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무리 멋지게 만든 복합쇼핑몰을 가더라도 식사시간이 되면 짜증이 나게 됩니다. 바로 음식의 질은 형편없는 것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 때문이죠. 하지만 이곳, 홍콩 시티슈퍼에서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획일적인 푸드코트 메뉴 대신 각 매장에서 섭외할 수 있는 최고 요리사들로 푸드코트를 채웁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프리미엄 슈퍼마켓 시대가 진행 중입니다. 고객으로 하여금 고급 식문화를 체험하게 하고, 느끼게 해 주길 바랍니다. 프리미엄 푸드마켓은 프리미엄 잡화나 프리미엄 패션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과시형 소비가 아니라 철저하게 자신과 가족만을 위한 입안의 향연을 느끼도록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