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 215개 매장을 운영하는 노드스트롬 백화점. 우리나라 유통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본받아야 할 ‘고객만족’과 ‘서비스’의 대명사일 정도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그렇다면 백화점의 대명사 ‘노드스트롬’은 앞으로 100년 후까지 그 명성을 이어갈까요?

'노드스트롬'은 1901년에 스웨덴 이민자였던 존 노드스트롬이 세운 구두점에서 출발했다. 100년이 넘게 이어 온 전통중의 하나가 바로 ‘무조건적인 환불’ 정책이죠. 선조때부터 지금까지 직원들에게 부여한 막강한 반품,환불의 권한.

고객이 5년 전에 산 신발을 가져와 낡았다고 불평하더라도 환불해줘야겠다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말고 그렇게 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백화점입니다.

‘노드스트롬’의 고객 섬김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일화는 뭐니 뭐니 해도 타이어 환불 에피소드죠. 1970년대 노드스트롬이 알래스카에 있는 다른 백화점을 인수한 후의 사례입니다. 한 고객이 타이어 두 개를 들고 와서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이 타이어는 인수한 백화점에서 판매하던 것으로 그 당시 ‘노드스트롬’에서는 팔지 않는 제품이었죠. 하지만 노드스트롬 직원은 군말 없이 즉시 타이어 값을 내줬습니다.

이런 철학과 정책에 따라 직원은 주인 의식을 가진 개인 사업가처럼 일합니다. ‘노드스트롬’ 직원들은 고객에게 제품이 아닌 `관계`를 판매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입사 초기부터 현장 경험을 통해 깨닫습니다. 그들은 지금 뭔가를 파는 게 아니라 고객의 경험을 돕고 지원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직원들이 있어 100년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가적으로 한 번에 한 분의 고객만을 모신다, 고객 관계는 영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하자, 고객이 정말로 만족스러운 경험을 했는지 항상 자문해봐야 한다는 등의 영업마인드를 고취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비스의 대명사가 된 ‘노드스트롬’의 역사는 100년 전에 신발가게로 시작한 것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노드스트롬’은 초반 63년 동안 구두만 팔았다. 고객 앞에 무릎을 꿇고 발 치수를 재면서 그리고 손으로 직접 고객들에게 구두를 신겨주면서 고객을 섬기는 자세가 배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노드스트롬 백화점 1층에 있는 구두 코너가 상당히 특화되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세계 제일의 ‘노드스트롬’도 작은 실수를 하게 되나 봅니다.

제가 직접 방문했던 노트스트롬 백화점은 바겐세일중이어서 그런지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 였습니다. 지금까지 책에서 보아 왔던 ‘노드스트롬’의 전설적 서비스를 생각하며 세일 품목중에서 제가 구입하고 싶은 구두 매장에서 서성이게 되었고요,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구두가 있어 지나가는 세일즈맨에게 내가 신고자 하는 디자인의 캐주얼슈즈 사이즈를 찾아달라고 부탁을 했죠. 물론 친절하게도 내게 이 쪽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또 한번 생각한다. ‘참 친절한 매니저이구나’하고 말이죠.

그런데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는 저는 시계를 봅니다. 15분이 지나도록 그 매니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할 수없이 그 매니저를 찾아 매장을 여기저기 갔더니만 저쪽 한편에 있더군요, 어떻게 된일이냐고 물었더니 내 발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못 찾겠다는 표현을 쓰면서 내 발 사이즈를 유심히 쳐다보면서 웃습니다. 고객의 발 사이즈를 보면서 웃는다는 것은 평균 이하의 사이즈를 가진 고객 모두에 대한 모독은 아닐까요?

물론 어느 한 명의 서비스 상태를 보고 노드스트롬 백화점 전체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한다는 것이 한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평상시가 아닌 바겐세일 기간에 체험하는 서비스는 그것이 진정한 그 업체의 서비스라고 생각되기에 제가 조금은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마케팅에 나오는 전설적인 사례는 대한민국에서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이죠. 그래도 100년 기업, 지역주민으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받는 기업, 서비스의 대명사인 ‘노드스트롬’의 명성이 또 다른 100년이 지나도록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