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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라면의 뻔하지 않은 즐거움 유통9단 김영호의 핫스팟 #19
Date:2022-08-01 11:20:26 Hit:147

 


더스쿠프   호수 503,  22.8.1 


 


라면 발명가로 유명한 안도 모모후쿠는 ‘Creative Thinking=창조적인 생각’으로 유명하다. 그 생각엔 6가지 키워드가 있는데, 그중 첫번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걸 찾는다”이다. 세계 최초로 라면을 개발한 안도 모모후쿠의 말이니, 필자도 첫번째 키워드를 음미해본다. ‘우리나라에 없지만 있으면 좋겠다, 뭐가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라면 뮤지엄이다. 


유통9단 김영호의 핫스팟19  


일본만큼 유휴지 활용을 잘하는 나라가 있을까. 건물과 건물 사이 몸 하나 들어갈 만한 공간에 10층 건물을 세워놓은 도쿄(東京) 긴자(Ginza) 거리의 부동산 이용 실태를 보면서 필자는 “유휴지 활용만은 전세계에서 일본이 으뜸”이란 생각을 하곤 한다. 도쿄만 그런 것도 아니다. 도시 외곽의 노는 땅을 적절히 활용하는 각 지자체의 능력 또한 대단하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 부동산 정보 사이트 스모(SUUMO)가 매년 발표하는 ‘살고 싶은 지역 순위 수도권판’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요코하마(橫浜)의 유휴지 활용법을 살펴보려 한다. 요코하마엔 반드시 가볼 만한 핫스팟이 있는데, 일명 라면박물관이라 불리는 ‘컵누들 뮤지엄’이다. 



사실 이 뮤지엄을 만든 사람은 건설업체 사람도, 지자체 담당자도 아니다. ‘지역에 흥미로운 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의뢰를 받은 잡지사 디자인 책임자가 색다른 테마를 구상했다.



컵누들 뮤지엄엔 ‘라면박물관’이란 별칭답게 다양한 테마의 라면 팩토리가 모여있다. ‘치킨라면 팩토리’에선 밀가루를 반죽해 면을 뽑고 맛을 낸 후 ‘순간유열건조법’으로 건조하는 공정을 통해 치킨라면을 만들 수 있다. 세계 최초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면’의 발명기를 체험할 수 있는 셈이다.



‘마이컵라면 팩토리’에선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오리지널 컵누들’을 만들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한 컵에 4종류 수프 중 원하는 걸 선택한 뒤 12종류 토핑 가운데 4개를 골라 넣는다. 맛의 조합이 총 5460개에 달한다고 하니, 정말 흥미롭다.



‘인스턴트 라면 히스토리 큐브’에선 치킨라면에서 시작된 인스턴트 라면의 역대 출시 상품 3000여개를 전시한다. 반세기 전에 단 한개의 제품에서 시작된 인스턴트 라면이 글로벌 푸드로 진화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모후쿠 극장’에선 파란만장한 인생을 극복하고 라면을 발명한 안도 모모후쿠의 생애를 ‘MOMOFUKU TV’란 제목의 CG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안도 모모후쿠식 ‘Creative Thinking=창조적인 생각’의 6가지 키워드를 볼 수 있는데, 벤치마킹할 만하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걸 찾는다” “힌트는 주변에 존재한다” “발명의 성과를 공유한다” “실패로 좌절하지 않는다” “다양한 시점을 발견한다” “당연한 걸 의심한다”….



[※참고: 1910년 대만에서 태어난 안도 모모후쿠는 1932년 일본으로 건너와 라면을 개발했다. 1958년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면’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일본 라면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다소 뻔한 ‘라면’이란 아이템으로 무장한 컵누들 뮤지엄은 ‘뻔하지 않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최초 라면을 발명한 사람의 철학 등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건 이곳을 찾은 관람객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물한다.



21세기 소비자는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원한다. 이 때문에 각 지역은 ‘특징’을 만들어내야 한다. 사람들이 미 LA에만 가면 비싼 값을 지불하면서까지 ‘유니버설스튜디오’를 가는 것을 대수롭게 봐선 안 되는 이유다. 사실 우리나라 지자체 중에서도 특색 있는 테마를 도입한 곳이 적지 않다. 문제는 그 테마가 지역을 대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거나 대중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 지자체가 나서 자투리 땅 어딘가에 ‘한국식 라면 박물관’을 세워보면 어떨까. 전세계 라면 소비 1위 국가인 우리나라에 그마저 없는 건 좀 이상하지 않겠나. 이쯤에서 안도 모모후쿠식 Creative Thinking의 첫번째 키워드를 음미해본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걸 찾는다. 우리나라에 라면 백화점은 없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 더스쿠프 전문기자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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