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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인구 확산 따라 유품 정리 · 쇼핑 대행 · 전문여행사 등 아이템 갈수록 다양

이웃나라 일본,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버세대를 향한 실버 마케팅을 통해 향후 우리나라의 새로운 시장을 미리 알아보자.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06년 7월 말 현재 전체 인구의 9.5%에 이르고 있다. 2005년 9.1%에 비해 무려 0.4%포인트가 높아졌다. 인구 10명당 1명이 노인인 셈이다. 10년 전의 6.1%에 비해 3.4%가 늘었다. 이대로 가면 2018년에 14.3%로 고령사회, 2026년엔 20.8%로 초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실버시장과 관련된 비즈니스는 상당히 종류도 다양하고 바로 시행 가능한 비즈니스가 풍부하다. 이중에서 현재 가장 먼저 접근 할 수 있는 영역은 장례사업이다. 특별한 날이기에 장례업체가 요구하는 금액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순순히 따르지만 불만은 상당하다. 그러므로 시장은 가격대비 서비스를 여러 등급으로 나누더라도, 믿을 수 있는 장례대행 업체를 가장 먼저 기다리고 있다.

사망 후 유품 처리해 주는 회사

홀로 사는 노인들의 유품을 처리해 주는 회사가 요즘 호황을 맞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사망할 경우 뒷정리를 맡아 해줄 곳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고령화에 따른 새로운 시장인 셈이다. 일본에서는 혼자 사는 노인이 돌아가시면 유족들에게 필요한 유품을 챙기게 한 후 나머지를 처리하는 회사가 호황이다. 건당 25만엔 선.

평균 이사비용(5만엔)보다 훨씬 비싸다. 이 회사는 원래 일반 이사업체였으나 유품 처리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2002년 업종을 전환했다. 현재 월 100건 정도 의뢰를 받고 있다. 이 회사 사장의 말로는 독거노인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사업성이 밝으며 또한 혼자 세 들어 사는 노인이 사망할 경우에 대비해 집주인들이 먼저 의뢰하는 등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사망한 분의 유품정리는 필요하지만 해 주는 서비스 업체가 없는 영역의 사업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무하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믿고 맡길 수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 브랜드로 떠오르는 회사가 없다. 들려오는 소식은 모두 장례서비스업체의 폭리를 취한 사기, 사고 사건으로 상주가 피해를 본 뉴스만 들린다.

노인고객 대신해 쇼핑 해주기도

일본 미에(三重)현의 택배회사 수퍼산시는 거동이 불편해 쇼핑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필요한 물건의 구입과 배달 주문을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퍼산시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오전 11시 노인 회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주문을 받는다. 주문접수를 받는 상담원은 회원과 건강이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주고받는다. 이래서 평균 주문 시간은 20분 이상 걸리곤 한다.

또 물건을 배달한 후에는 노인들이 집에 쌓아둔 폐지 등도 수거해간다. 전화를 걸어 받지 않는 경우엔 회원의 가족이나 친지에게 연락해준다. 노인들은 언제 쓰러질지 모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긴급연락망 덕분에 노부모의 임종을 볼 수 있었던 가족들은 이 회사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수퍼산시가 받는 기본회비는 월 500엔으로 비교적 적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상당히 현실 가능한 비즈니스이다. 10여 년 전에 할인점 쇼핑을 대행해 주는 회사가 있었다. 평상시 반찬거리 등을 회원을 대신하여 쇼핑을 하고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일산, 분당 등 신도시에 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근 할인점 쇼핑을 대행해 주는 사업이 있었는데, 이젠 거동이 불편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고 다니기 힘든 실버세대를 위한 쇼핑 대행은 시류에 딱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임에 틀림없다.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바로 시행하길 바란다.

이런 사례는 쇼핑 대행뿐만 아니라 안부를 묻고 말동무를 해 주는 등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구전마케팅이 가능토록 만든 칭찬 받을 만한 사례임에 틀림없다. 또한 전화 연결이 안 되면 자식들, 일가 친척들에게 전화를 걸어 고객의 안부를 체크하도록 독려하는 안부 제공 서비스도 시행하는 등 회원이 저절로 감동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도 적극 배워야 할 서비스다.

중장년용 게임 개발도 호재

게임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중장년층을 사로잡은 게임은 세계 최대 휴대용 게임기 제작업체인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DS 라이트'다. 닌텐도가 DS 라이트용 소프트웨어로 2004년 5월 출시한 '뇌를 단련하는 성인의 DS 트레이닝'은 1년 만에 220만 개가 팔렸다. 후속편인 '더욱 뇌를 단련하는 성인의 DS 트레이닝'은 출시 당일 새벽부터 취급 대리점 앞에 긴 행렬이 생길 정도로 인기였다. 출시 한 달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

DS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은 간단명료한 내용으로, 누구든지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치매를 걱정하는 노인들에게도 선풍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게이머가 계산과 한자 문제 등을 풀어 가면 최종적으로 게임기 화면에 '뇌 연령'이 표시된다. 펜과 음성으로 답을 입력할 수 있어 장년층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유명 여배우를 기용한 대대적인 제품 설명광고도 중장년층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 몫을 했다.

닌텐도는 이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2004년 첫 선을 보인 ‘닌텐도 DS’와 2006년 3월부터 판매된 ‘닌텐도 DS 라이트’는 지난 10월 말까지 각각 650만대, 500만대 이상을 팔았다고 한다. 게임 내용을 최대한 알기 쉽게 꾸몄고 터치펜을 이용하여 고령자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한 전략이 대박을 터뜨린 비결이다.

닌텐도에서는 2006년 최고의 히트상품인 두뇌단련 게임기의 성공 여세를 몰아 이번에는 신체를 단련하는 게임기 Wii를 내놓는다고 한다. 이는 리모컨을 부착한 컨트롤러를 쥐고 모니터 앞에서 테니스, 야구 등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다고 한다.

어른 게임은 애들 게임과는 달리 죽이고 파괴하는 내용이 아니라서 좋다. 노인들의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게임으로 만들어 전달한다면 얼마나 보기 좋은가. 중장년들을 위한 게임시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무하다. 아직까지도 게임산업 하면 어린아이들이 PC방에서 이용하는 죽고 죽이는 쌈박질 게임이 연상된다. 그렇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대박이 기다리는 시장이 있는 셈이다. 일본의 닌텐도 예를 보더러도 고령자를 위한 쉽고 유익한 게임은 얼마든지 시장에서 환영 받는 것 아닌가.

노인을 위한 실버 여행상품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는 노인 전문 컨설팅 회사인 나프와 제휴해 노인들 입맛에 맞는 패키지 여행 상품을 개발 중이다. 일본 여행업계에선 이미 빡빡한 일정의 패키지와는 달리 노인의 건강상태를 감안, 출발 일정 등을 유동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실버 패키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여행산업 규모가 연간 50조엔 수준(한화 400조원 2000년 기준)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도 실버세대들의 레저 · 스포츠 · 여행에 대한 욕구와 소비는 급증할 것이다. 연령을 제한하거나 실버세대를 고객으로 특화한 여행업 발달이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노인들만을 위한 여행사가 하루 빨리 나와야 한다. 실제 몇 년 전에 일본 혹은 베트남 등 특정 여행국가를 전문하는 여행사가 나와 인기를 끌었고 돈도 많이 번 사례가 있었다. 또는 잠을 안 자고 금요일에 떠나 월요일 아침에 도착하는 밤 도깨비 여행을 특화해서 돈을 번 여행사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실버세대를 위한 전문 여행사가 출현하여 그들을 위한 여행상품을 준비해 주길 바란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 현재까지는 노인들을 위한 여행상품을 찾을 수가 없다. 그만큼 노인들의 수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업체의 입장인 듯싶다. 하지만 자식들이 부모를 위해 여행을 보내 드리고자 해도 마땅한 상품이 없어 거꾸로 여행사에 부탁을 하는 수요가 많다.

이밖에 필자가 추천하고 싶은 은퇴자를 위한 부업으로는, 지금까지의 사회 경험을 재활용 할 수 있는 사업이 나온다면 크게 히트하리라고 본다. 예를 들어 금융계에서만 40년 근무한 경력자라면 그 분야에 관한 그만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기획하는 회사가 나온다면 사업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으리라 본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인적자원이 양질인 나라도 드물다. 몇 십 년이 된 사회 경험들을 그냥 썩히지 않고 재활용 될 수 있는 장(場)을 열어 준다면 실버산업의 큰 획을 그을 수 있다고 본다.

어렵게 접근하지 말고 자신의 가장 강력한 장점, 오랫동안 배워온 것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인생 후배들에게 전달한다는 편한 마음으로 쉽게 접근하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21세기형 지식사업의 첫걸음인 셈이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본인의 가장 강력한 지식을 정리해서 하나씩 풀어나가자.

김영호 서울디지털대학교 겸임교수 타이거마케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