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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사교육시장도 무궁무진 … 생산자 소비자 서로 ‘윈윈’ 호응 높아

새해가 되면 으레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공부를 하겠다고 작심을 하게 된다.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나라의 공부에 대한 열의는 아마 1, 2위를 차지하리라 생각된다. 특히 잘못된 사교육의 광풍이 있는 나라 대한민국이지만, 그래도 믿을 것은 사람 아닌가.

2005년 우리나라 각 가구의 서적 및 인쇄물 지출액이 전체 소비지출의 0.5%에 불과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사교육비가 24.2%, 담배 구입비가 27.1% 증가했다. 이는 조기유학과 담뱃값 인상 때문이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0곳 중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공교육 비중은 17위지만 사교육비 비중은 단연 1위를 차지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자 구조적 모순이다.

우리나라의 사교육 시장은 최근 한 증권사가 제시했는데 약 16조 8천억원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이중 절반 이상이 논술교육에 투자된다는 주장도 있다. 교육 비즈니스만큼 우리나라에서 먹히는 사업이 있을까 싶다. 특히 고3 대학 입시 수험생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에는 해가 지지 않는다. 하지만 또 다른 시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CEO 과외교사 ‘비즈니스 코치’

홍콩과 중국 광둥(廣東)성 일대의 중소·중견 기업들에 요즘 ‘CEO 전담 비즈니스 코치’가 인기다.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질과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종의 ‘과외 교사’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 공인회계사(CPA)나 경영학 석사(MBA) 소지자 또는 대기업 근무 경력자로 고객인 CEO들과 맨투맨 관계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초 문을 연 홍콩 셩환(上環)에 있는 ‘액션 인터내셔널(AI)’ 의 경우 5명의 전담 코치들이 공동 사무실과 세미나실을 운영 중이다. 코치 한 명당 고객은 평균 10~15명. 기본적으로 매주 1회 공장이나 기업체 현장을 찾아 1~4시간 동안 마케팅·리더십·재무관리·회계·인사관리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최신 지식과 경험, 컨설팅을 전수한다.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코칭 분야와 시간 조정이 가능하며, 서비스 기간은 1년 이상이 많다.

주말에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성공 아카데미’와 ‘단기 특별 교육 프로그램’을 열어 고객 간 상호 네트워킹도 돕는다. 수입은 상당히 짭짤한 편이다. 10명의 고객을 갖고 있는 경력 2년차 컨설턴트의 연간 수입은 줄잡아 100만 홍콩달러(약 1억3500만원)가 넘는다.

누구나 다 알다시피 대통령에게는 여러 방면의 코치가 있다. ‘수석’이라는 이름으로 일하는 분들이 그들이다. 이처럼 회사를 경영하는 CEO에게도 코치가 필요한 세상인 것이다. 대부분의 CEO는 외로운 결단을 내릴 경우가 많다. CEO만큼 외로운 직업이 있을까 싶다. 그렇지만 이런 비즈니스를 함께 의논할 상대가 있다면 좋겠다고 본다.

지금까지 주위에 있는 사업하는 친구 혹은 선배에게 문의했던 사항들을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수업료가 아깝지가 않다. 왜냐하면 21세기에는 잘못된 결정을 한번이라도 하면 회사의 운명과 자신의 운명이 뒤바뀔 확률이 점점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암암리에 진행 중에 있는 사업이다. 강의와 집필을 많이 하는 유명 강사를 중심으로 위와 같은 사례가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부동산과 관련해서 개인교습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위의 사례는 비즈니스 관련 개인교습 학원사업이라 생각하면 맞다.

비즈니스 구루의 역할을 개인별로 해주는 것인데, 각 분야의 CEO가 모든 탤런트를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모자라는 분야의 탤런트를 배우는 것으로 더 큰 사업과 더 큰 그릇의 CEO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능성은 대단히 높지만, 워낙 학력이 높은 컨설턴트가 많은 한국에서 본 사업이 궤도에 오르려면 대표 비즈니스 코치가 언론에 자주 등장해야 할 듯싶다.

‘작업’을 가르치는 남성용 차밍스쿨

미국에 여성을 유혹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남성용 차밍 스쿨'이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

'카리스마 아츠(Charisma Arts)'라는 이 학원은 레스토랑, 바, 책방 등에서 근사한 여성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지 등을 가르친다. 매력적인 이성을 발견하고도 제대로 말 한 번 못 붙여 봤거나 버벅대다가 퇴짜를 맞는 남성들을 위해 설립된 것이다.

미시간 주 앤아버에 세워진 이 학원의 교육 핵심은 자연스러운 접근. 낯선 이성과의 어색한 첫 만남에서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 수 있는지 등을 알려준다. 즉 상대방을 경계하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대개 어떤 반응을 보이며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3일에 걸쳐 교육하는 것이다. 수강생들은 기본적 이론수업을 받은 뒤 시내 바 등에서 현장 실습을 한다.

실제로 낯선 여성들에게 접근, 자연스러운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이때 강사가 이들의 대화 내용과 매너 등을 관찰한 뒤 다음 날 잘잘못을 지적해 준다. 또 첫 만남이 이뤄진 뒤 전화 통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도 배울 수 있다. 수업은 여섯 명을 한 팀으로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이뤄지며 3일간의 주말 캠프 참가비용이 팀당 1600달러로 일인당 270달러(약 26만원) 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학원이 생긴다면 원생이 많을 것 같다. 엉큼하고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말고,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옷매무새, 자신만의 패션리더로 직장 생활하기 등 꽃미남 트렌드를 적극 활용해서 남에게 제대로 된 나를 보여주는 기술을 배우는 학원이 더 어울리라 본다. 자신에 대한 투자 방식이다.

동문들이 모여 사는 ‘리타이어 빌리지’

고령자만 모여 사는 여러 가지 주거 형태가 발달한 미국이지만, 최근에는 리타이어 빌리지 라는 새로운 노인 주거 형태가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학 근처에 졸업 동문들끼리 모여 사는 공동주택이다.

“모교 가까이에서 노후를 보내자"는 구호를 내건 이 주거 형태는 처음 등장했을 때 "대학이 임대주택 사업까지 벌이는 것이냐"는 비판도 받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성공 사례에 자극받아 프린스턴, 스탠포드, 코넬 등 명문 사립대가 일제히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졸업생에게 애교심을 호소하는 상술에는 몇 가지 이점이 있다.

우선 명문 사립대 졸업생이라면 아무래도 정년 퇴직할 때쯤이면 상당한 재산과 안정된 수입원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들 졸업생만 입주하는 공동주택을 학교 주변에 지으면 입주 비용을 다른 노인 공동주택보다 훨씬 높게 설정해도 미분양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들 리타이어 빌리지에 들어가려면 아무리 적어도 4만달러, 많게는 20만달러를 입주 때 지불하고 집세, 광열비, 식비 따위로 부부 한 쌍 기준 월 2천~3천달러를 내야 한다.

실제로 다트머스대학에 인접한 켄달 리타이어 빌리지에 부부 한 쌍이 입주하려면 입주 비용 9만4천5백달러는 물론 매월 방값, 광열비 등을 포함해 2천8백9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퇴직 뒤 인생을 유유히 보내는 사람들끼리 공동 거주하자는 아이디어는 지난 80년대 중반 인디애나대학과 코네티컷대학에서 등장했다.

노후를 모교 옆에서 지내고 싶다는 졸업생들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대학들은 이를 바로 비즈니스에 연결시켰다.

리타이어 빌리지 경영은 학생 숫자 감소가 예상되는 대학에 경영 안정 수단이 되고, 입주자도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등 1석 2조의 새로운 비즈니스다. 우선 같은 학교 졸업생끼리 모여 산다는 편안함에다 지적인 분위기도 넘친다. 대학에 따라서는 입주자에게 모든 대학 강좌를 무료로 청강하도록 배려하고 있어, 젊었을 때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학문을 계속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열심히 공부했던 젊었을 때를 회상하면서 캠퍼스 생활 가운데 즐거운 부분만 골라 즐기는 것이다. 거주자들은 자기가 특별한 집단에 참가하고 있다는 만족감도 느끼게 된다. 농구나 미식축구 같은 대학 대항 시합에 젊은 학생들과 함께 응원을 하고, 캠퍼스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가해 밤을 새기도 한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청춘을 다시 한번 만끽할 수 있고, 때로는 젊은 학생들로부터 인생 상담을 받는 경우도 있어, 지적 자극이 많아지면서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만약 병이 났을 때는 대학부속 의료센터에서 수준 높은 치료와 간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워싱턴대학처럼 노인의료 전문학과가 설치된 대학에서는 재활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병이 나더라도 답답한 병실에 누워있지 않고 곧 집으로 돌아가 통원치료를 받을 수 있다.

대학 측에서 보면 소득이 많은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 전통 있는 대학으로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애교심을 부추기면서 졸업생의 경제력에 조금 기댄다 는 우아한 상술은 명문 대학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김영호 타이거마케팅 대표 서울디지털대 겸임교수